
단순한 예의가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그 말이 기적이 되는 순간
김형석 교수가 전하는, 삶을 바꾸는 감사의 언어
오늘은 여러분께 한 가지 질문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여러분, 오늘 하루 몇 번이나 "고맙습니다"라고 말하셨나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누군가 문을 열어줬을 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었을 때— 그 순간순간에 고맙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던가요. 아니면 그냥 지나쳤나요.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랫동안 그랬어요.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매일 뜨는 해가 당연하고, 옆에 있는 사람이 당연하고, 숨 쉬는 것 자체가 당연하다고.
그런데 오늘, 김형석 교수님의 말씀을 다시 꺼내 읽으면서 저는 조용히 멈추게 됐습니다. 당연한 것은 없었다고. 내가 그냥 눈을 감고 있었을 뿐이라고.
첫 번째. 마음이 어디에 있어야 감사가 나오는가
교수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감사는 마음이 어제나 내일에 가 있을 때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마음이 어제에 가 있으면, 그 자리엔 후회가 자라요. 그때 왜 그랬을까. 그 말을 왜 했을까. 그 선택이 틀렸던 건 아닐까. 그 후회들이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으면,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마음이 내일에 가 있으면요? 그 자리엔 불안이 자라죠. 이 일이 잘 될까.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앞으로 괜찮을까. 그 불안들에 휘감겨 있으면,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통째로 흘려보내게 됩니다.
감사는 딱 한 곳에서만 피어납니다. 바로 지금, 여기.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고, 지금 이 공간의 온기를 느끼고, 이 순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감지할 때— 그때 비로소 "고맙습니다"가 입술에서 흘러나옵니다.
저는 이걸 시선의 정박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마음이 표류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에 닻을 내리는 것. 그게 감사의 출발점입니다.
두 번째. 감사는 텅 빈 마음에서 나오지 않는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여쭤볼게요.
혹시 누군가 친절을 베풀었을 때, 왠지 불편하거나 의심스럽게 느껴진 적 있으세요? '왜 이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지? 뭔가 바라는 게 있는 건 아닐까?'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 빈 사람은 타인의 호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의심이 먼저 들기 때문이에요.
왜 그럴까요.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이 나를 존중해줄 때 그게 낯설고 어색한 거예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그 질문이 먼저 튀어나오거든요.
감사를 진심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내면이 충분히 찬 사람입니다. 나는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그 건강한 자기 인식이 있을 때, 타인의 호의를 의심 없이 받아 안을 수 있고, 그것에 진심으로 고마워할 수 있어요.
감사는 자기 사랑의 증거예요. 텅 빈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찰랑이는 자존감에서 넘쳐흐르는 샘물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타인에게 더 잘 감사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더 잘 대접해야 해요. 나에게 먼저 다정해지는 것. 그것이 감사하는 삶의 기반입니다.
세 번째. 고맙다는 말이 왜 그렇게 어려운가
이 부분에서 저는 좀 부끄러웠어요.
"고맙습니다"라는 말, 사실 쉬운 말이잖아요. 그런데 유독 가까운 사람에게, 오래된 관계에서, 이 말이 입 밖으로 잘 안 나올 때가 있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봤더니— 괜히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내가 왜 먼저 고맙다고 해야 해. 저 사람이 당연히 할 일을 한 건데. 이런 생각이 고맙다는 말을 삼키게 만들죠.
교수님은 말씀하셨어요. 자존심 때문에 삼킨 감사는 관계를 차갑게 식게 만들 뿐이라고.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참는 것은 강한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관계를 조금씩, 천천히, 소리 없이 죽이는 일입니다.
생각해보세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지는 게 아니에요. 그 말은 상대를 높이는 동시에, 나의 인격을 완성하는 가장 우아한 방식입니다. 감사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더 넓은 사람이에요. 더 깊은 사람이고요.
네 번째. 당연한 것은 없다
이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를 꺼낼게요.
불교에 '맹구우목(盲龜遇木)'이라는 말이 있어요. 눈먼 거북이 한 마리가 망망대해를 헤엄치고 있어요. 그 바다 위에는 나무판자 하나가 떠다니는데, 그 판자에는 딱 거북이 머리 하나 들어갈 구멍이 있어요. 눈먼 거북이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건 100년에 한 번. 그 거북이가 그 구멍에 머리를 딱 집어넣을 확률—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거예요.
교수님은 말씀하셨어요.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의 만남이 바로 그 확률이라고.
이 세상 수십억 명 중에,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 같은 공간에 있게 되고, 서로를 알아보게 된 것. 그게 당연한 일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오늘 아침 옆에서 커피를 마시던 그 사람이, 전화 한 통을 해온 그 친구가, 지나가다 눈인사를 나눈 그 이웃이 갑자기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당연한 것은 없어요. 내가 그냥 눈을 감고 있었을 뿐입니다.
당연하다는 안경을 잠깐 내려놓을 때, 비로소 삶이 기적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섯 번째. 단 하나의 작은 습관
마지막으로, 아주 작고 구체적인 이야기 하나만 드릴게요.
교수님은 이런 실천을 제안하셨어요. '미안합니다' 대신 '고맙습니다'로 바꾸는 것.
예를 들어볼게요. 누군가 오래 기다려줬을 때,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해요. "미안해요, 늦었죠?" 그런데 이렇게 바꿔보는 거예요.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같은 상황이에요. 그런데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죠?
'미안합니다'는 죄책감의 언어예요. 내가 잘못했다는 걸 강조하는 말이에요. 그런데 '고맙습니다'는 환대의 언어예요. 상대방이 해준 것을 알아봐 주는 말이에요.
미안하다는 말이 관계를 움츠러들게 한다면, 고맙다는 말은 관계를 따뜻하게 열어줍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덧붙이고 싶어요. 오늘 잠들기 전에, 거울 앞에 서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그래도 잘 버텨왔어. 고마워."
쉽지 않은 날들을, 그래도 여기까지 걸어온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것. 그게 가장 먼저 해야 할 감사인지도 모릅니다.
오늘의 정리
마음이 지금 여기 있을 때 감사가 나옵니다.
자신을 충분히 존중하는 사람이 감사를 진심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존심 때문에 삼킨 감사는 관계를 식게 만듭니다.
당연한 것은 없어요. 모든 만남은 기적입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를 '고맙습니다'로 바꾸는 작은 습관이 삶의 온도를 바꿉니다.
오늘 영상을 마치며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오늘 하루, 딱 한 사람에게만이라도 "고맙습니다"를 말해보세요. 오래전에 하지 못했던 그 말이어도 좋아요.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감사에는 유통기한이 없으니까요.
그 말 한마디가, 당신의 삶에 작은 기적을 만들어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오늘도 여기까지 함께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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