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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를 향한 건강시대

당신이 자고 있는 동안 노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형석 교수의 경험]

by 한사랑@ 2026.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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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자고 있는 동안 노후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 백 살을 살아온 철학자의 진심 어린 고백
저는 올해로 백 살이 넘었습니다.
백 살이 어떤 건지, 말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더군요. 대단한 것도 아니고, 별것 아닌 것도 아니에요. 그냥, 오래 살았다는 거예요. 근데 오래 살다 보니까 보이는 게 하나 있어요.
노후는 요란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어요. 누가 와서 밀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자고 있는 동안에,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무너지고 있어요.
오늘은 그 얘기를 하고 싶어요.
1부 — 노년의 에너지는 한정된 자원입니다
저는 젊었을 때는 몰랐어요.
에너지라는 게 이렇게 소중한 건지를요. 젊을 때는 써도 써도 또 생기니까요. 밤을 새워도 다음 날 또 일어나지고, 속을 썩여도 또 웃을 수 있었어요. 그때는 에너지가 무한한 줄 알았어요.
근데 나이가 들면 다르더군요.
아침에 눈을 떠요. 그 순간부터 오늘 하루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딱 정해져 있어요. 젊었을 때의 절반도 안 돼요. 어떤 날은 그것보다도 더 적고요. 그러니까 그 한정된 에너지를 아침 첫 시간에 어디다 쓰느냐가, 그날 하루의 품격을 결정하는 거더군요.
저는 그걸 아침의 영혼 정화 시간이라고 불러요.
거창한 말 같지만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침에 눈 떴을 때 첫 번째로 무엇을 마음에 들이느냐는 거예요. 맑은 것을 들이면 하루가 맑아지고, 탁한 것을 들이면 하루가 탁해지더군요. 살아보니까 정말 그랬어요.
근데 많은 분들이 그 소중한 첫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요.
누군가 연락해주길 기다리면서요. 자식한테서 전화 올까, 친구가 먼저 연락할까. 기다리면서 핸드폰만 들여다봐요. 아니면 TV를 켜놓고 멍하니 앉아있거나요.
저는 그게 스스로를 가두는 거라고 생각해요. 창살은 없지만 감옥이에요. 아무도 가둔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 안에 갇혀있는 거예요. 기다리는 사람은 결국 기다리는 사람으로 늙어가더군요. 살아보니까 그랬어요.
2부 — 아침을 망치는 독소를 먼저 걷어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저도 그런 날이 있었어요. 눈을 뜨자마자 어제 일이 떠오르는 날. 그때 왜 그랬을까, 그때 그 선택만 안 했어도, 그 사람만 안 만났어도. 후회가 밀려오는 거예요.
아니면 자식 생각이 나요. 그렇게 키웠는데 왜 연락이 없을까. 내가 뭘 잘못했나. 섭섭함이 올라오는 거죠.
근데 살아보니까, 그 생각들이 독이더군요.
아침에 영혼에다 오물을 뿌리는 거예요. 그날 하루가 그 냄새를 안고 가는 거예요. 과거의 후회, 자식에 대한 원망, 풀리지 않는 억울함. 이것들이 아침을 망쳐요. 아침을 망치면 하루가 망가지고, 하루가 망가지면 결국 노후가 망가지는 거더군요.
핸드폰도 그래요.
잠에서 깨자마자 뉴스부터 찾는 분들 계시잖아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나, 누가 뭐라 했나, 카톡에 뭐가 왔나. 그걸 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무거워져 있어요. 누군가 화나는 소식, 불안한 소식, 뜬구름 같은 소문들. 그게 다 아침 에너지를 갉아먹는 거더군요.
저는 요즘 아침에 핸드폰을 바로 안 봐요.
눈을 떴을 때, 세상 소식보다 먼저 오늘 나한테 좋은 것 하나를 찾아요. 창밖에 햇살이 들어오는 것, 바람이 불어오는 것, 숨을 쉬고 있는 것. 그걸 먼저 느끼고 나서 하루를 시작해요.
아침의 첫 감정이 그날을 만들더군요. 살아보니까요.
3부 — 운명을 바꾸는 아침 루틴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어렵지 않아요. 저도 특별한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냥 이렇게 해왔어요.
눈을 뜨면 첫 마디를 바꿔요.
저도 몸이 안 좋은 날이 있어요. 관절이 뻐근하고, 어딘가 쑤시고. 그럴 때 나오는 말이 뭔지 아세요. 아이고, 죽겠다. 저도 그 말이 나오려고 해요.
근데 저는 그 말 대신 이렇게 해요.
오늘도 살아있어 감사합니다.
처음엔 어색했어요. 억지스럽기도 했고요. 근데 이상하더군요. 말이 먼저 나오면 몸이 따라오더라고요.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몸이 일어나지더군요. 말이 그렇게 무서운 거예요. 첫 말 하나가 그날 하루의 방향을 잡아주더군요.
그다음엔 몸을 정갈하게 해요.
나갈 데 없어도 씻어요. 약속 없어도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어요.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도요. 저는 그게 자기 자신을 귀하게 대접하는 의식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아직 오늘을 대충 살지 않겠다는 거거든요. 그릇이 정해지면 그 안에 담기는 것도 달라지더군요.
그리고 책을 읽어요. 최소 30분.
눈이 예전 같지 않아서 오래는 못 읽어요. 그래도 읽어요. 왜냐면 공부를 멈추는 순간 정신이 멈추는 게 보이더군요. 배움을 포기한 사람이 어떻게 되는지를 제 눈으로 봤어요. 말이 줄어들고, 표정이 굳어지고, 세상이 점점 좁아지는 거예요. 그게 정신이 늙는 거더군요. 몸보다 먼저요.
책 세 페이지도 괜찮아요. 그래도 읽어요. 읽다 보면 생각이 생기고, 생각이 있으면 내가 아직 살아있구나 싶어요. 그게 아침마다 정신에 새 피를 수혈하는 거더군요.
4부 — 노년을 망치는 것들을 버려야 합니다
살아보니까 버려야 할 것들이 보이더군요.
첫 번째는 자식에 대한 기대예요.
저도 자식이 있어요. 사랑하죠. 당연히. 근데 자식한테 기대를 걸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기다리는 사람이 돼요. 전화 올까, 찾아올까, 뭔가 해줄까. 기다리는 사람은 약해지더군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작아져요.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에요. 내 뜻대로 되는 존재가 아니에요.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 오히려 자유로워지더군요. 자식한테 기대던 무게를 내려놓고 나 자신한테 집중하면, 내가 오히려 더 단단해지더라고요. 살아보니까 그랬어요.
두 번째는 과거의 영광이에요.
내가 왕년에 말이야, 로 시작하는 말 있잖아요. 저도 그런 말이 나오려고 할 때가 있어요. 근데 살아보니까 그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 품격이 떨어지더군요. 과거에 살기 시작하는 거예요.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에요. 이 말이 처음엔 위로처럼 들릴 수 있는데, 사실이에요. 백 살인 나한테도 오늘이 앞으로 살 날 중에 가장 젊은 날이거든요. 그러니까 오늘을 과거보다 귀하게 여겨야 해요.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소중한 거더군요.
세 번째는 타인과의 비교예요.
누구네 자식은 잘됐다더라, 누구는 어디서 살더라. 그 소식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이 좁아져요. 남의 밭이 넓어 보이면 내 밭이 초라해 보이거든요. 근데 그 밭이 진짜 넓은지 아무도 몰라요. 그냥 그렇게 들리는 거예요.
저는 요즘 남의 소식보다 차 한 잔의 여유를 더 소중히 여겨요.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차 따르고, 창밖 바라보고, 그 시간에 마음이 더 부유해지더군요. 진짜 부자는 그런 거더군요. 살아보니까요.
5부 — 아침을 정복하는 자가 노년을 정복합니다
결국 이 얘기예요.
당신이 자고 있는 동안 노후가 무너지고 있어요. 눈을 뜨고도 멍하니 있는 그 시간에, 핸드폰만 보고 있는 그 시간에, 오늘도 별일 없겠지 하고 미리 포기하는 그 시간에, 아주 조용히 무너지고 있어요.
근데 이게 다 돌이킬 수 없는 게 아니에요.
오늘 아침 눈을 떴으니까요. 지금 이걸 보고 계시니까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아침을 스스로 다스리는 사람이 노년을 다스리더군요. 아침을 정복하는 사람이 결국 자기 하루를, 자기 인생을 정복하더군요.
저는 백 살이 넘도록 살아오면서 많은 것을 잃었어요. 친구도 잃고, 아내도 잃고, 젊음도 잃었어요. 근데 잃지 않으려고 버텨온 게 하나 있어요. 아침이에요. 오늘 하루를 스스로 살아내겠다는 그 마음이에요.
눈을 뜨면 창문부터 열어요. 물 한 잔 따뜻하게 마셔요. 감사한 거 하나 떠올려요. 단정하게 차려입어요. 책 몇 페이지 읽어요. 밖에 나가서 천천히 걸어요.
이것뿐이에요. 이게 전부예요.
근데 이게 쌓이면, 노후가 달라지더군요.
노년은 시드는 시간이 아니에요.
인생이라는 열매가 천천히 익어가는 황금기예요. 봄에 빨리 핀 꽃보다, 가을에 조용히 깊어진 단풍이 더 오래 기억되는 것처럼요. 빠르지 않아도 돼요. 요란하지 않아도 돼요.
누군가는 늙어가고, 누군가는 깊어집니다.
그 차이는 아침에 있어요.
오늘 하루를 스스로 지켜낸 사람은, 결국 자기 인생도 지켜냅니다. 살아보니까, 정말 그랬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보고 계신 분들, 오늘 아침도 눈 떠주셔서 고맙습니다.
총 분량: 약 5,000자 / 낭독 시 8~12분 분량
쇼츠 컷 포인트: 1부 오프닝 + 3부 루틴 구간 (1분 내외 편집 가능)
섬네일 문구 후보: "자고 있는 사이 노후가 무너진다" / "아침 2시간이 노년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 "백 살 철학자가 매일 아침 하는 한 가지"